
(위 사진은 제가 설명드리려고 재구성한 것입니다.)
지 지난주부터 온 가족이 걸렸던 감기가 계속 계속 되었다가 요 화요일까지도 계속 되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이제 회사 가면 금식 하는 날 입 냄새 나니까 민트껌 같은 걸 준비해야하나, 나 돌아왔다고 (그전에 인턴으로 있어서 대부분 아는 사이입니다) 아마 화요일쯤 점심 회식할텐데 뭐라고 말해야 이사람들이 잘 알아먹지? 있는 그대로 말할까? 금식하는걸 알리고 막가는 크리스쳔이니까 조심하라고 다 말할까 조용히 지낼까? 막 별 생각이 다들고 있었는데 감기가 좀 심하게 계속되서 첫출근하는 월요일은 비몽사몽 중에 인사과사람들 만나고 디자인 센터에서도 얼빠진 사람처럼 인사만 대강하고 앉아 있다가 "아 이거 사원으로 정식 출근 첫날인데 이게 뭡니까?" 하면서 집에 왔습니다. 월요일 밤에 예배드릴 때 미리자매님이 손얹고 기도해줘서 아침에 많이 나았는데 감기 기운이 있어서 "몸이 아프면 몸부터 낫고 금식하는거라던데 몸이 빨리 낫는게 좋겠죠? 어제 회사에서도 엉망이었고, ... 그동안 고민하고 회사에서 안좋았던게 주님의 탓인양 마음 한켠에 꺼림찍한채 시리얼을 사발에 부어서 먹었습니다." 그런데 회사가는 길에 운전하는 내내 배가 부대꼈어요. 와...이제 내 몸이 화요일 금식하는 날인걸 아네..진짜 신기했습니다. 일주일에 한번씩 하는 걸 몸이 알다니...몇일 금식 후에 첨 밥먹을 때 느끼는 약간의 통증과 크지 않지만 주체할 수 없는 트름. 회사 와서 계속 기침하니까 뒤에 앉은 나보다 좀 일찍 온 새 치프도 눈치 보이고 아무도 신경안쓰는데 정죄하는 영이 속삭이는 듯 "넌 왜 아픈채로 회사에 나온거냐? 왜?왜? 첫인상이 그게 뭐냐 왜?왜?"
회사에서 이번에 새로 들여온 와콤 신틱이라는 화면에 대고 그림그리는 그림판이 있는데 제것만 지직지직 픽셀이 깨져서 나오고 있고, 사람들은 걱정과 달리 점심 먹자고 하기는 커녕 별 관심없어하고 굉장히 적막하기까지한 분위기에 제 가래기침 소리만 엨엨 엨엨 나오고 있었어요
"아 골 때려...골이 띵하네요 주님..."
본사에 갔다 올일이 있어서 다녀 오는 길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성전 삼으신 내몸을 잘 지키는게 옳은 건데 금식 40일씩 하는 분들이 그중에 하루 이틀 안아플 수 있을까? 금식이 원래 육신을 괴롭게 하는건데, 내가 아파서 스킵하는것이 롱런으로 봤을 때 합리적이지만, 이 상황에서 내 마음의 중심은 무엇일까? 은혜를 믿음으로 스킵을 하던, 금식하게 하신 하나님이 주신 믿음으로 금식을 하던, '나는 하나님 앞에 겸비하고 죽으면 죽으리라'는 마음의 결정이 있어야 하지 않나요?사랑하는 사이라면. 그래서 죽으면 죽으리라. 점심 안먹을게용 하고 스튜디오로 들어오는데,
제 그림판 화면을 고치러 제이슨이라는 회사 컴퓨터 담당 아저씨가 와 계셨습니다. 제 컴퓨터에 앉아서 프로그램 다시 설치하고 인터넷 세팅해주고 화면 고치고 이제 자신의 이메일을 체크하려고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구글 메일에 들어가서 자기 메일주소를 치고 원래 tab키를 눌러서 패스워드 칸으로 이동하는데 잘못눌러서 그 위에 어포스트로피키를 누른겁니다. 그래서 패스워드칸에 치면 동그라미로 보였어야 되는 암호가 이멜주소창에 쳐서 보이는데 똑똑히 제 눈에 "jesusloves" 라고 나오면서 제 마음에 "hyunjoon" 와- 정말 놀라운 감동이었습니다. 잘한것 하나 없는데, 뭐 적어도 스튜디오에는 한명도 없는데 그래도 뭔가 가나안 땅에 들어가는 것 같은 기분으로 적진에 들어서는 것처럼 회사에 왔는데 회사에 크리스쳔 한명 발견했으니 정말 힘이 된다하는 감동이 아니라 그냥 말그대로
"지저스 러브즈 현준"
이제는 글로 써보이셨습니다. 제이슨 아저씨는 물론 저 보여주려고 암호를 만든 것도 아니고 본인과 주님의 사랑안에 이메일 암호를 만드셨지만 그가 그 암호를 계획하기 이전부터 주님은 2011년 1월 25일 화요일날 회사에서 감기걸리고 금식할까말까를 놓고 고민할 저에게 그 암호를 흘리시려고 그 사랑하심을 암호화해놓으시고 레노보 노트북의 키보드와 제이슨 아저씨의 손가락의 만남을 엇갈리게 하시다니...왕중의 왕, 이벤트의 왕이십니다...
그날의 감동은 또 금방지나가고, 아 여기 올 때는 내가 주님이 가라그러니까 간다, 내가 이제 휘어잡는다 거의 이런 몹쓸 생각으로 왔는데 - 혁문이형이나 동일이나 런던분들은 아시지만, 다시 와서 영어도 안나오고 실력도 없고 실질적으로 작은 자 중에 가장 작은 자가 되었습니다. 하루하루 느끼는 부족함과 많은 일과 많은 일을 붙잡고 야근하는 실력좋은 선배디자이너들과 아 나도 엑스트라로 더 많이 해야하는데...하면서도 집에서 저오기만 기다리고 있는 미리 자매와 미엘 조슈아를 생각하면 집으로 향해야 하고 여러가지 상황가운데 마음이 가난해지고 아 요렇게 내가 아무것도 아니구나 ..내가 주님의 임재를 가지고 여기 이사람들이 그 영광보게 하리라...했는데 저의 나약함만이 드러난 한 주 였습니다.
그런데 오늘 또 세인즈버리라는 슈퍼에서 지칠대로 지친 몸을 끌고 다니는데 눈 앞에 또 "Jesus Love You" 를 보여주십니다. 어떤 청년의 벨트 위에 비즈로 Jesus Love You 라고 적혀있습니다. 아아...
이사야 58:3 - 7
이르기를 우리가 금식하되 주께서 보지 아니하심은 어찜이오며 우리가 마음을 괴롭게 하되 주께서 알아주지 아니하심은 어찜이니이까 하느니라 보라 너희가 금식하는 날에 오락을 찾아 얻으며 온갖 일을 시키는도다
보라 너희가 금식하면서 다투며 싸우며 악한 주먹으로 치는도다 너희의 오늘 금식하는 것은 너희 목소리로 상달케 하려 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이 어찌 나의 기뻐하는 금식이 되겠으며 이것이 어찌 사람이 그 마음을 괴롭게 하는 날이 되겠느냐 그 머리를 갈대 같이 숙이고 굵은 베와 재를 펴는 것을 어찌 금식이라 하겠으며 여호와께 열납될 날이라 하겠느냐
나의 기뻐하는 금식은 흉악의 결박을 풀어 주며 멍에의 줄을 끌러주며 압제 당하는 자를 자유케 하며 모든 멍에를 꺾는 것이 아니겠느냐
또 주린 자에게 네 식물을 나눠 주며 유리하는 빈민을 네 집에 들이며 벗은 자를 보면 입히며 또 네 골육을 피하여 스스로 숨지 아니하는 것이 아니겠느냐
